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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Development/논리 & 논술

상대의 주장을 확대해석하라.

태뽕이 2023. 9. 1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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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주장을 확대해석하라.

 

첫째 기술은 확대해석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상대방이 제시하는 주장의 자연스러운 경계를 넘어서서 그 주장을 끌고 가는 것, 그 주장을 가능한 한 보편적으로 해석하되 넓은 의미로 과장해버리는 것이다.

반면에 나의 주장은 가능한 한 제한된 의미로 펼치고 좁은 범위로 축소한다. 왜냐하면, 주장이라는 것이 보편적이면 보편적일수록 그만큼 더 공격하기 쉽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대방이 이 기술을 쓰지 못하게 하려면, 먼저 논쟁의 이슈나 논쟁의 상황을 상대방에게 정확히 밝혀두는 것이 상책이다.

 

 

 

사례 1

내가 “영국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연극적인 자질이 뛰어난 민족입니다.”라고 말하자,

상대방은 이에 대해 단순반증을 이용해 이렇게 반박했다.

“그렇지만 영국인들은 음악적인 자질이 없어서인지 오페라 분야에서는 별다른 업적을 남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잖아요?”

 

나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사실을 이용해서 상대방을 다시 몰아붙였다.

“음악을 연극적인 것의 범위에 속한다고 간주할 수 있나요? 연극이란 단지 비극과 희극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물론 상대방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나의 주장을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고 확대해 물리치려 한 것이다. 즉 연극처럼 극장에서 공연하는 오페라에도 연극적인 묘사방식이 전부 있음을 들어 오페라, 더 나아가 음악까지 포함해 내 주장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나는 이와 반대로 내가 펼치려는 주장을 맨 처음 의도보다도 더 축소함으로써 원하는 논점을 구할 수 있다.

 

 

 

사례 2

갑이 말한다.

“1814년의 평화조약은 심지어 독일에 있는 모든 한자동맹(상업목적으로 중세 독일 북부에서 창설된 정치·경제적 도시 동맹 ─ 옮긴이) 도시들조차도 다시 독립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을은 단순반증으로 이렇게 대꾸한다.

“하지만 바로 그 조약 때문에 단치히Danzig 시는 나폴레옹 덕분에 얻었던 독립을 잃어버리지 않았습니까?”

 

갑은 어떻게 상대방의 공격에서 벗어날까? “저는 독일에 있는 모든 한자동맹 도시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치히는 독일이 아니라 폴란드의 한자동맹 도시였잖아요!”

이 논쟁의 기술은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변증론Topika》   제8권 제12장 제11절에서 가르친 바 있다.

 

 

 

사례 3

“폴립은 신경계가 없어서 일절 감각 능력이 없다.”(입으로 먹은 먹이를 강장에서 소화하고, 소화되지 않은 먹이는 다시 입을 통해 배출하는 강장동물 ─ 옮긴이) 장 바티스트 라마르크가 1809년 파리에서 출간한 《동물 철학Philosophie zoologique》 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폴립은 몸을 위장하고, 빛이 있는 곳을 향해 조금씩 나뭇가지 사이를 움직여 가는데다, 먹이가 있으면 재빨리 낚아채기까지 하는 걸 보면, 폴립에게 감각 능력이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시 말해서 별도의 감각 기관이 없는데도 폴립은 분명히 사물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경계가 폴립의 몸 전체에 녹아들 듯 골고루 퍼져 있다고 생각했다.

 

라마르크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사실은 자신의 가설을 뒤엎는 것이기 때문에, 그는 토론 기술을 동원하여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간다. “그렇다면 폴립의 모든 신체 부위는 모든 종류의 자극에 대한 감지가 가능해야 하고, 운동이나 의지는 물론 심지어 생각하는 힘까지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폴립의 신체 부위 하나하나가 가장 완벽한 동물의 모든 기관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즉, 몸의 모든 부위를 사용해 볼 수 있고, 냄새 맡을 수 있고, 맛도 볼 수 있으며, 들을 수도 있는가 하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폴립의 몸속 미립자 하나하나가 완전한 동물이라는 뜻이니, 폴립은 심지어 인간보다도 더 우월한 존재가 될 것이다. 인간이 몸 전체로 겨우 지닐 수 있는 모든 능력을 폴립의 몸을 구성하는 각각의 미립자가 모두 가지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폴립에 관해서 이런 식으로 주장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진화하지 못한 모나드 Monade에 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주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아가 살아있는 식물까지도 같은 식으로 주장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는가?”(모나드는 모든 존재의 기본 구성요소이면서 그 자체는 더는 분할할 수 없는 기본 단위를 말하며, 라이프니츠가 만년에 정립한 개념 ─ 옮긴이)

 

작가 라마르크는 자신이 이용한 토론 기술을 통해서 자신의 주장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은연중에 이를 드러내고 있다. 왜 그럴까? 원래 우리가 했던 이야기는 “폴립은 몸 전체로 빛을 감지할 수 있으므로 폴립의 몸은 신경조직과 같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라마르크는 이 말을 확대해석하여 폴립이 몸 전체를 사용해 생각마저 가능해야 한다는 말을 내뱉고 말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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