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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물의 신 케피소스와 님프 레리오페의 아들인 '나르시스'는 미청년(美靑年)으로 물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의 아름다움에 홀려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결국 물에 빠져 죽어서 수선화로 피어났다는 이야기[1]에서 모티브를 얻어, 응답 없는 사랑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인간 존재의 숙명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는 가슴 아픈 작품이다. 이 시에서 시적 화자는 외로움이라는 것은 근원적으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숙명적인 것으로 하느님조차 이 외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역으로 외로움에 떨고 있는 모든 이를 위로하는 말로 외로움은 그 누구에게나 있기에 그것은 슬픔이 아니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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