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고유의 명칭이 없어서 그저 비근한 직접적 비유를 통해 묘사해야 하는 보편적인 개념에 관해 논쟁이 벌어진다면, 내 주장을 펼치는 데 유리한 비유를 재빨리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볼까. 스페인에는 두 개의 정당을 가리키는 이름이 있다. ‘노예당serviles’과 ‘자유당liberales’이 그것인데, 이런 이름을 선택한 것은 틀림없이 후자, 즉, 자유당이었을 테다. 저항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프로테스탄트’라는 이름은 그들 자신이 직접 선택한 것이고, ‘복음주의자’라는 이름 역시 복음주의자들 자신이 고른 명칭이다. 그러나 ‘이단異端’이라는 이름은 가톨릭교도들이 선택한 것이다. 이런 방법은 좀 더 구체적인 것들을 지칭하는 이름에도 해당한다. 예컨대, 나와 논쟁을 벌이는 상대방이 무언가 ‘변화’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