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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Development/논리 & 논술

확증편향/정확성 동기/비판적 사고

태뽕이 2023. 11. 1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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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남자가 도끼를 잃어버렸다. 누군가 훔쳐 갔다고 의심했다. 이때 마침 이웃집 아이가 지나갔다. 그런데 아이의 태도가 조금 수상했다. 평소와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종일 그 아이를 유심히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평소와 다르게 태도와 낌새가 수상했다. 아이를 살필수록 도끼 도둑이라는 확신이 점점 더 들었다. 이제 물적 증거를 찾는 일만 남았다. 다음 날 뜻밖에도, 집 근처의 숲길 어귀에서 잃어버렸던 도끼를 찾았다. 집에 돌아와서 다시 이웃집 아이를 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전날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다. 도끼 도둑으로 의심할만한 것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  열자('설부편)" -

 

"인간은 문제의 해결책에 도달하기 위해 객관적 태도로 다양한 정보를 평가하거나, 이미 결정된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보를 활용한다. 정보를 평가하는 경우, 학습자는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는 정보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도외시 한다"

- (Hergovich Schott & Burger, 2010: Nickerson, 1998). -

 

이러한 인간 심리 현상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듣고 싶은 것만, 믿고 싶은 것만 선택적으로 보고 듣고 믿는 심리 현상'이다.

 

심리학에서 확증편향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1960대 영국 런던대학의 인지 심리학자인 왓슨(Peter Cathcart Wason)이다. 앞서 인용한 열자 설부편의 이야기는 '확증편향'의 진행과 해소의 과정을 가늠하게 해주는 좋은 예시다. 미국의 심리학자 레이먼드 닉커슨(Nickerson, 1998)은 확증편향의 개념을 "진리여부가 불확실한 가설 혹은 믿음을 부적절하게 강화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닉커슨의 정의에 따르면, 확증편향은 기존의 신념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신념보존'(Belief Perseverance)이란 개념은 확증편향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신념보존이란, 특정 신념이 일단 형성되면 그 신념에 오류가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어도 그 신념을 그대로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신념보존은 자신의 신념을 계속 지키고자 하는 방어적 동기에서 비롯된다.

방어적 동기에 반대되는 개념을 '정확성 동기'(Accuracy motivation)라고 한다. 정확성 동기란, 말 그대로, '주어진 정보의 타당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고자 하는 동기'를 말한다. 즉 확증편향 혹은 신념보존을 억제하는 연구는 주로 '정확성 동기'를 바탕으로 한다.

 

"깊이 간직하고 있는 신념과 충돌하는 사실을 제시하면 사람들은 신념을 바꾸기보다 그 신념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는 우리의 상식과 어긋나지만 여러 조사 결과는 일관성 있게 그것을 증명해준다. 경제적으로 상층으로 올라서려는 기대를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수입의 불평등을 드러내는 도표를 제시해 보라.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보다 당신을 사회주의자나 공산주의자라고 부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공적 혹은 사적 생활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무장'한다. 감정, 자아, 가치, 궁극적인 믿음 등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것에 직면할 때, 우리는 자신의 방어를 깨부술지 모르는 것에 대항해 자신을 차단해버린다. "

- 파커 J. 파머('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

 

확증편향의 특징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자동적 반응에 있다.  즉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무의식적인 지동 사고로 반응한다. 무의식적인 인지과정은 이성이 개입되기 전에 본능적으로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따라서 무의식적인 인지과정은 의식적 사고와 달리 언어적 지시의 영향을 받지 않는 특성을 지닌다.

- (Evans, 2003:2008) -

 

닉커슨(Nickerson, 1998)은 확증 편향의 원인을 여섯 가지로 제시한다.

요약하면,

첫째,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것은 더 쉽게 믿는다. 반면에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것은 잘 믿으려 들지 않는다. 이는 인간 본연의 습성이기 때문이다.

둘째, 본능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지지하는 정보에 관심이 더 가기 때문이다.

셋째, 부정적인 정보보다는 긍정적 정보를 더 편안하게 느끼게 하는 '긍정성 편향'(positivity bias) 때문이다.

넷째, 어떤 가설의 타당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할 경우, 그 가설을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가설을 진리라고 확신하게 되는 성향이 더 강화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인간은 오류를 범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의 수집은 기존의 신념을 확인하고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류를 피하고자 하는 바램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타당하게 표현하도록 가르치는 현대 교육의 영향도 한 몫을 한다.

 

"인간이 가장 잘하는 것은 모든 새로운 정보를 해석하여 이전의 결론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 워렌 버핏 -

 

정리하면, 확증편향은 자동적 사고로 진행되는 무의식적인 반응이다. 즉, 기존의 신념을 확인하는 정보를 찾고, 수집하고, 해석하고, 기억하려는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된다. 다시 말해, 확증 편향은, 무의식적인 욕망이 신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생한다. 확증편향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확증편향은, 정보의 조사, 수집, 해석, 그리고 기억 방식 모두에 간섭함으로써,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만일, 좀 더 인간답고, 좀 더 나은 삶을 바라고 있다면, 확증편향의 극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기에 더욱 그렇다. 책임있는 공공 언론과 엘리트 지식인, 정치인, 심지어 종교인들조차 온갖 허위 왜곡 정보를 남발하는 현재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는, 더욱더 필수적이다. 다행스럽게도 확증편향은 개인의 노력과 의지의 여부에 따라, 극복과 해소가 가능하다고 한다. 확증편향의 극복을 위한 연구는 주로 '정확성 동기' 또는, '책임감'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민성이나 인성(人性)의 시험은 실수의 여부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실수를 저지른 뒤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 있다. "

- 엘리엇 애런슨· 캐럴 테브리스, '거짓말의 신화: 자기 정당화의 심리학', 2007) -

 

연구에 의하면, 확증편향을 극복하는 방법은 대략 다음 네 가지의 과정 모두를 요구한다.

요약하면,

첫째, 확증편향이 존재한다는 사실의 자각이다.

둘째, 인식의 전환이다. 즉, 일상의 삶을 대하는 방식을 확신이 아닌 호기심으로 바꾼다. 호기심은 모든 배움의 기본이다. 단순히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서 또는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지식을 수단으로 삼는다면, 필연적으로 확증편향에 빠져버린다.

셋째, 자신의 신념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살핀다. 즉,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과 모순되는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고 이해함으로써, 굳어버린 신념을 바꿀 수 있다.

넷째, 비판적 사고를 한다. 나의 생각,나의 직관, 나의 느낌, 나의 감정만으로도 세계와 사람을 얼마든지 가늠할 수 있다는 생각은 대단한 착각이다. 다시 말해, 지금 하는 생각이나 신념이 과연, 합리적이며 정당한 것인지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다.

앞의 세 가지는 모두 비판적 사고의 요소와 관련이 있다. 결론적으로 확증편향의 극복은 곧, 비판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데에 있다. 다음 인용문으로 맺음의 글로 대신한다.

 

"실수를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누구나 사리 분별 능력은 가지고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를 하기 마련이지만, 은폐할 것인지, 자백할 것인지를 선택할 능력은 있다. 그 선택은 다음 행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항상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하지만, 실수한 사실부터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 엘리엇 애런슨· 캐럴 테브리스, '거짓말의 신화: 자기 정당화의 심리학', 2007) -

(2021.3.17)

*출처: https://brunch.co.kr/@rowkcn/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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