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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뽕이의 자기계발 & 경력개발

"황경신" 『밤 열한 시』

밤 열한 시 참 좋은 시간이야 오늘 해야 할 일을 할 만큼 했으니 마음을 좀 놓아볼까 하는 시간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도 못 했으니 밤을 새워볼까도 하는 시간 밤 열한 시 어떻게 해야 하나 종일 뒤척거리던 생각들을 차곡차곡 접어 서랍 속에 넣어도 괜찮은 시간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던 마음도 한쪽으로 밀쳐두고 밤 속으로 숨어 들어갈 수 있는 시간 밤 열한 시 그래, 그 말은 하지 않길 잘했어, 라거나 그래, 그 전화는 걸지 않길 잘했어, 라면서 하지 못한 모든 것들에게 그럴듯한 핑계를 대줄 수 있는 시간 밤 열한 시 누군가 불쑥 이유 없는 이유를 대며 조금 덜 외롭게 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도 이미 늦었다고 대답할 수 있는 시간 누군가에게 불쑥 이유 없는 이유를 대며 조금 덜 외롭게 해줄 수 있느냐고 묻기에..
문학/필사 筆寫 2021. 4. 1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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