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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필사 筆寫

"이운진" 『슬픈 환생』

태뽕이 2021. 4. 1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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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는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묻어준단다  
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 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가만히 꼬리뼈를 만져본다
나는 꼬리를 잃고 사람의 무엇을 얻었나 
거짓말 할 때의 표정 같은 거
개보다 훨씬 길게 슬픔과 싸워야 할 시간 같은 거   
개였을 때 나는 이것을 원했을까 
 
사람이 된 나는 궁금하다 
지평선 아래로 지는 붉은 태양과
그 자리에 떠오르는 은하수
양떼를 몰고 초원을 달리던 바람의 속도를 잊고
또 고비사막의 외로운 밤을 잊고
그 밤보다 더 외로운 인생을 정말 바랐을까    
 
꼬리가 있던 흔적을 더듬으며
모래언덕에 뒹굴고 있을 나의 꼬리를 생각한다    
꼬리를 자른 주인의 슬픈 축복으로   
나는 적어도 허무를 얻었으나
내 개의 꼬리는 어떡할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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