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SMALL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728x90
LIST
'문학 > 필사 筆寫'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인찬" 『물산』 (0) | 2021.03.27 |
---|---|
"도그지어" 『꽃』 (0) | 2021.03.26 |
"허수경" 『내 손을 잡아줄래요?』 (0) | 2021.03.26 |
"신두호" 『지구촌』 (0) | 2021.03.16 |
"김종길" 『성탄제(聖誕祭)』 (0) | 2021.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