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이 다르다"를 영어로?
▶ go against the grain: 결이 다르다.
“grain”의 대표적 의미는 물론 “곡물” 또는 “알갱이”이다. 예를 들어, "a grain of rice"라고 하면 "쌀 한 톨"이 된다. 그러나, “grain”에는 “결”이라는 뜻도 있다. 우리말에서 “결”이라고 하면 나무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나뭇결”에서처럼 말이다. 또 “피부결”, “머릿결”, “비단결”처럼 피부, 머리카락, 비단과도 잘 쓰인다. 그런데 영어에서 “결”에 해당되는 “grain”은 “나무”, “고기”, “가죽”과 잘 어울린다. 즉 “피부”나 “머리”에는 잘 쓰이지 않는 것이다. 대신 우리말에서는 "고깃결"이라고는 잘 쓰지 않는다.
우리가 지갑이나 가방 같은 가죽 제품을 사면 꽤 값이 나가는 명품 브랜드 제품에서도 심심치 않게 겉이나 안쪽에 “Genuine Leather”라고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석해 보면 “진품 가죽”이라는 말인데, 당연한 얘기지만 진짜 가죽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에 “Genuine leather”라는 라벨을 붙이는 것은 명백히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로, "Genuine leather"가 새겨진 제품이면 "가죽"인 것은 맞다. 그런데 일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사실은"Genuine leather"는 그 자체가 가죽의 등급을 가리키는 용어이기도 하며, 사실상 “Genuine leather”는 가장 낮은 등급의 저급 가죽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최상급 가죽으로 만든 제품에는 진짜 가죽으로 만든 제품임을 내세운다고 "Genuine leather"라고 표시하지 않는다.
가죽은 외부환경에 직접 노출된 겉피가 가장 질기고 튼튼한 최상급 가죽인데 이런 가죽은 “Full-grain leather”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Full-grain leather"에 버금가는 “Top-grain leather”를 좋은 가죽으로 치고, 이런 가죽들로 제품을 만드는데 쓰고 남은 자투리 가죽에 인공적인 가공을 더한 “Corrected-grain leather”가 있다. “Genuine leather”는 “고급 가죽을 다 사용하고 남은 가죽을 여러 겹 본드로 붙이고, 가공하고 염색해서 보기에 깔끔하게 처리한 가죽으로, 내구성도 떨어질뿐더러 “Full-grain leather”에서 느낄 수 있는 고급스러운 품질은 기대할 수 없다.
질이 좋은 "Full-grain leather" 로 만든 가방이나 지갑은 관리만 잘해주면 그 주인의 삶을 보여주 듯 손때가 타면서 다양한 색깔로 변하고 길들여지는데, 이렇게 세월과 함께 가죽의 색깔이 변해가는 현상을 영어로는 "patina effect"라고 부른다. "Genuine leather"로 만든 제품은 사람의 땀, 햇볕, 습기에 노출되며 곱게 나이가 들어갈 만큼 긴 세월을 버텨주지 못한다. 제대로 된 "Full-grain leather"라야 오랜 기간 주인과 함께 하며 멋지게 나이가 들어갈 수 있다.
가죽의 표면이 아주 고운 고급 가죽은 “Fine-grain leather”라고도 한다. 여기서 “fine”은 “좋은”이라는 뜻이 아니라, “(입자 등이) 곱다”라는 뜻이다. "Fine-grain leather", "Full-grain leather", "Top-grain leather", "Corrected-grain leather"에는 공통적으로 "grain"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 가죽에도 결이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결”이라는 것은 방향성을 암시한다. 나무도 결을 따라 자르면 잘 쪼개지거나 잘리고, 고기나 스테이크도 결을 따라 자르지 않으면 칼이 잘 들지 않는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흔히 “결을 따라 자르다”라는 식으로 “결을 따라”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영어로는 “along the grain”이라 한다.
요즘 부쩍 우리말 표현 중에 “결이 다르다”라는 표현을 많이 보고 듣는다. “무언가 급이 다르거나, 사고나 방향성이 다르다”라는 뜻으로 폭넓게 쓰이고 있다. 이 표현을 굳이 영어로 하자면 “go against the grain”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표현은 "결이 다르다"라는 소극적 의미도 있지만, "결을 거스르다"라는 적극적 의미도 있다. 한자어 중에 "역린"이라는 단어가 있다. "거스를 역"에 "비늘 린"이 결합된 이 단어는 원래 "한비자"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용의 턱밑에 여느 다른 비늘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거슬러 난 단 하나의 비늘"을 가리킨다. 한비자에서는 용은 평소에 길들여 탈 수 있을 만큼 유순하지만, 이 역린을 건드리면 크게 분노한다고 하면서 이를 임금의 노여움에 비유했다. 이렇게 "결을 거스르는 것"이 "go against the grain"이다. 개나 고양이 같은 털이 있는 짐승들도 평소에 유순하지만, 털의 결을 거슬러 쓰다듬게 되면 사납게 변하기도 한다.
구글 번역기는 "go against the grain" 전체 번역은 고사하고 "grain"을 "곡물"이라고 번역해서 말도 안 되는 한글 번역이 만들어 졌다.
• This model goes against the grain with what’s out there.
▶ 수정번역: 이 모델은 시중에 나와있는 것들과는 결이 다르다.
*what's out there: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것들
▶ "go against the grain" in Media
“We really valued their attitude, as Youfoodz goes against the grain with our strategy and
continues to set 'unrealistic' targets,” Sala says.
<CMO, 2017 .7.30>
"Youfoodz는 우리의 전략과는 결이 다르고, 지속적으로 '비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정말 그들의 자세를 높게 평가한다."라고 Sala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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